사람은 누구나 이야기를 갖습니다. 브랜드도 저마다 색깔을 지닙니다. 매뉴팩트는 커피를 하는 사람, 공간을 만든 사람, 브랜드를 만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업을 이루기까지 걸어온 궤적을 살펴봅니다. 과거의 경험이 모여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들여다봅니다.나아가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인지 들어 봅니다. 사람을 이해하면 브랜드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모두에게 들려주세요. Vol.07Monthly Interview< PETER PAN 1978 | 피터팬 1978 — 박지원 대표 > 1.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피터팬을 운영하게 된 계기를 들려 주세요. 안녕하세요. 피터팬 제과점을 운영하는 대표 박지원입니다. 연희동에서 나고 자랐고 지금도 연희동에서 살고 있습니다. 연희동은 화교가 많은 동네다 보니 유년 시절엔 화교 친구들하고 자주 어울렸습니다. 제 마음에 중국이 친숙한 나라로 자리한 이유 같습니다. 부모님은 교육이란 '자식에게 많은 걸 보여주고 경험시켜 주는 것'이라는 철학 아래 어려서부터 많은 나라를 경험했습니다. 진짜 공부는 나라 밖에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중국에서 유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셨죠. 중국 상해에서 4년간 국제학을 전공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국가사회를 구성하는 것처럼 나라와 나라가 연결되어 커다란 국제사회를 이루고 있는 걸 목격했죠. 이때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아버지가 하는 사업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죠. 공부를 마치고 25살에 한국에 돌아와 대학원과 군대 생활을 마쳤습니다. 피터팬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에 회사에서 한 1년 가량 일을 했는데요. 어느 순간부터 늘 봐오던 매장이 나이가 들어 보이더군요. 아버지도 손님도 그리고 피터팬도 함께 나이를 먹고 있었던 거죠. 때가 되면 피터팬을 다시 젊고 활기차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그 때가 예상보다 빨리 와 31살부터 피터팬에 들어가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로부터 14년 동안 빵과 운영에 관한 전반적인 일을 배우고 올해 말부터 피터팬 대표로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2. 아버님은 어떻게 빵을 시작하셨나요? 아버지는 직장인이었지 빵을 하시던 분이 아니었습니다. 제과회사를 다니셨는데, 근무하시던 회사에서 연희동에 런칭한 작은 제과점을 맡게 되면서 빵의 세상을 만난 거죠. 빵에 빵자도 모르는 사람이 제과점을 운영하려니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히 빵을 배우시면서 기술과 매장 운영을 익히셨죠. 그래도 빵 맛이 괜찮았는지 연희동에서 주문이 많았다고 합니다. 가게를 해보라는 주변의 성화와 내 빵을 해봐야 겠다는 결심이 만나 그렇게 1978년에 피터팬 제과점을 열었습니다. 아버지는 빵을 늦게 시작하기도 하셨고 빵 만드는 기술자와 경쟁해선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신 듯합니다. 피터팬을 시작하시고 난 뒤, 유명 쉐프들을 만나 물어가며 가게를 운영하셨죠. 한번은 일류 프랑스 쉐프를 만나서 “당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 쉐프는 "제빵은 빵을 만드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좋은 재료와 우수한 기계를 통해 높은 수준의 빵을 일관되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쉐프를 만난 후로 재료와 기계에 대해 관심을 두기 시작했죠. 쉐프의 주관보다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빵과 대단한 기술을 가진 브랜드가 아니라 한결같은 빵을 만들기로 결심하셨죠. 고객에게 피터팬이 가진 마음을 빵에 담아 전달하려고 애썼습니다. 빵에 대한 노력도 적지 않으셨습니다. 아버지는 피터팬에서 근무하는 쉐프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들을 하셨는데, 일본에서 유명한 쉐프들을 한국에 초청해 세미나를 열어 주고, 일본 현지 제과점에 연수도 보냈습니다. 지금이야 그런 세미나와 연수가 흔해졌지만 당시에는 그런 빵집 사례는 보기 드문 경우였습니다. 세미나와 연수를 통해 더 넓은 세계를 직원들에게 보여준 셈이죠. 부모님의 교육 철학은 직원들도 피해 갈 수 없었나 봅니다. 지금도 아버지는 사무실 한 켠에 앉아 빵을 연구하고 레시피를 다듬는 일을 하십니다. 아버지는 새로운 빵을 연구하고 셰프들은 새로운 빵을 만들면서 피터팬은 새로운 걸 배워가고 있습니다. 3. 어려서부터 빵과 가까이 지내오셨는데 대표님께 빵은 어떤 의미인가요? 태어나 보니 빵집 아들이더군요. 집엔 항상 빵이 있었습니다. 빵은 제게 일용할 양식입니다. 음식으로써의 양식이기도 하고 비즈니스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양식이기도 합니다. 어려서는 먹고 사는 삶으로써의 빵이라면 지금은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에너지로써의 빵이라고 여깁니다. 제게 빵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도구입니다. 비즈니스가 뭔지 잘 몰랐던 때엔 비즈니스는 그저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생각했죠. 고객은 곧 매출이지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을 땐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고나 할까요.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고, 우리 가족 뿐만 아니라 이웃과 주변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교회를 다니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비즈니스는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많은 분들을 돕고 동네에 작은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써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거죠. 아버지가 빵을 하는 이유를 알게 되고 고객은 사랑해야 할 상대라는 마음을 갖게 된 후론 사람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주제를 갖게 되면서 삶이 달라졌습니다. 4. 피터팬 1978은 어떤 뜻을 담고 있나요? 피터팬처럼 늙지 않고 죽지 않는 브랜드로 남고 싶네요. 피터팬을 찾는 고객이 안 아프고 안 늙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영원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손님들이 오래도록 건강하게 삶을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뭘 먹어야 할까? 우린 뭘 만들어야 하지? 하고 질문하다가, 건강한 빵을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죠. 이 빵을 먹으면 속이 편해라는 이야기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말입니다. 피터팬을 47년간 운영할 수 있었던 건 건강하게 오랫동안 피터팬을 사랑해준 사람들 덕분입니다. 긴 세월동안 아버지도 늙고 피터팬도 늙은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오래도록 건강한 빵을 만들고 싶은 마음은 영원할 거라 믿습니다. 이젠 제가 그 마음을 이어갈 차례입니다. 5. 피터팬1978을 47년간 운영하면서 대표 할 만한 업적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글쎄요. 피터팬이 출시한 빵 중에 인기가 많은 건 아기궁댕이와 장발장이 훔친 빵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이름이 독특하고 재밌어서 판매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죠. 왜 빵 이름들은 한결같이 똑같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해 작명을 해봤던 게 인기를 끌었죠. 단팥빵도 인기가 좋은데, 빵에 들어가는 팥을 직접 쑤어 사용하고 있어서 손님들이 좋아합니다. 피터팬은 47년간 200여 가지의 과자와 빵을 만드는 제과점이 되었네요. 피터팬이 이룬 가장 큰 업적이란 무엇보다 시간을 쌓아 다양성을 이뤄낸 게 아닐까 생각해요. 6. 매뉴팩트커피를 알 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연희동에서 평생을 살아온 저는 연희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기 힘든 동네, 나이 든 사람들이 많고 젊은 사람들이 없는 동네에 어떤 두 남자가 오래된 이불 가게 위에 커피가게를 차렸더군요. 여긴 커피가게가 될 수가 없는 동넨데 이 사람들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들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동네에 대해, 상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진짜를 하고 싶어 온 걸 수도 있겠다 싶었죠. 직접 보지 않고는 알 길이 없어 계단을 따라 올라갔더니 남자 둘이 커피를 만들고 있더군요. 커피를 마시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기분이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피터팬에서 고객에게 에너지를 주기만 하다가 여기서 에너지를 받아보니 그게 너무 좋더군요. 피터팬을 방문하는 손님이 이런 기분이겠구나 싶었습니다. 나도 에너지를 받는 공간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아서 자주 오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때 공간을 경험하고 이 사람들 제대로 된 커피를 주려고 들어왔구나 싶었습니다. 7. 피터팬을 운영하는 대표로써, 앞으로 피터팬을 통해 고객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가 피터팬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주제는 에너지입니다. 저는 다양한 제품으로 고객과 만나고 싶습니다. 빵과 연결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싶은데요, 가령 피자가 될 수도 있고 샌드위치 브랜드가 될 수도 있겠죠.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다양한 형태로 고객과의 접점을 만드는 것이 제가 보여 드리고 싶은 이미지입니다. 고객분들이 피터팬에 오면 힘이 날 뿐만 아니라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가는 베이커리 브랜드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 PETER PAN 1978 | 피터팬 1978 >[ 본점 ] 서울시 서대문구 증가로 10매일 08시 00분 부터 21시 00분 까지 [ 사러가점]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맛로 23 사러가마트 내매일 10시 00분 부터 22시 00분 까지 [연세대점]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로 50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경영관 내매일 08시 30분 부터 20시 00분 까지 < Instagram >@peterpanbakery_1978